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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생산성 없는 공놀이에 대한 생각
    카테고리 없음 2024. 1. 1. 07:36

    90년대 농구대잔치 시절 연세대학교를 이끈 최희암 감독의 일화가 떠오른다. 선수들이 팬들을 무시하고 소통을 제대로 하지 않자 "너희들이 볼펜 한자루라도 만들어 봤냐? 너희들처럼 생산성 없는 공놀이를 하는데도 대접을 받는 것은 팬들이 있기 때문이다. 너희들은 팬들한테 잘해야 한다."라고 말한 일화가 있었다.

    당시 나는 어려서 별 생각없이 이 이야기를 넘겼는데 가끔 커뮤니티나 포럼에서 '생산성 없는 공놀이'나 하는 놈들 '몸만 쓰는 사람들'이라며 스포츠와 운동선수를 비하하는 발언을 들을 때면 반박하고 싶은 마음이 늘 있었다.

    수익이 발생하고 사람이 몰리면 곧 생산성을 의미한다

    그들은 뭘 말하고 싶어했던 걸까? 학력주의 사회에서 은연 중에 깔린 운동선수는 '무식하다'는 편견과 스포츠의 결과물이 손으로 잡을 수 있는 실체가 없다는 걸 말하고 싶은 걸까. 

    최희암 감독의 팬을 대하는 태도를 똑바로 하라는 말에는 백 번이고 동의하며 옳은 말이라고 생각한다. 2024년인 현재에도 어린 팬의 하이파이브를 거부하거나 사인 요청을 무시하는 프로 선수들이 많다는 걸 알기 때문이다. 그들은 정말이지 최희암의 말대로 팬들에게 존중과 감사하는 마음을 가질 필요가 있다. 팬이 없다면 그들은 텅빈 운동장에서 말 그대로 '공놀이'를 해야하는 동호인들과 다를 바가 없다. 허나 스포츠를 제조업에 비유하며 공놀이로 치부한 것에는 정면 반박하고 싶다.  

     

    이 세상의 어느 분야건 사람의 몰리면 수익이 창출되고 이는 곧 생산성을 의미한다. 그리고 거기에서 파생되는 수많은 직업군이 생긴다. 축구팀을 예로 들어보면 선수, 구단주, 단장, 감독, 코치, 팀닥터, 물리치료사, 행정 직원, 홍보 직원, 경기장 직원, 경기장 식당 직원, 안전 요원 등등 수많은 사람이 거기에 경제적으로 엮이게 된다. 이 자체로 이미 엄청난 생산성을 의미한다. 파생적인 사업 또한 물론이다. 축구공, 축구화, 유니폼, 축구 양말, 스포츠 음료 등등 수많은 제조업 분야가 얽히게 되며 이들은 모두 하나의 기업으로 광고 수익과도 직결된다. 

    '구기 종목'이라는 하나의 공놀이가 거대한 산업군인 셈이다. 월드컵 시즌이 되면 전자제품 기업들은 TV와 에어컨을 팔기 위해 천문학적인 마케팅을 펼친다. 특정 업체의 스폰서를 받는 선수가 좋은 성적을 거두면 주식 가격이 폭등하기도 한다. 

     

    스포츠는 에너지의 산실

    스포츠를 좋아하는 사람은 스포츠를 통해 에너지를 얻는다. 직접 운동을 할 때와 볼 때 양쪽 모두에서 에너지와 생산성이 발생한다. 

    건강한 육체 그 자체가 곧 생산성을 의미한다. 운동으로 단련된 사람은 일상 생활에서도 다른 사람들과 활력이 넘치고 피곤함을 덜 느껴 집중력을 길게 유지할 수 있다. 세계적인 기업가들 중에 스포츠 매니아가 많은 것도 일맥상통하는데 그들은 아무리 바빠도 운동을 게을리 하지 않는다. 없는 시간을 쪼개서라도 운동을 하며 몸을 가꾼다. 단련된 몸은 존중과 신뢰를 만들어내며 불가피하게 야근을 할 경우에도 에너지의 원천이 된다.

     

    2024년 새해가 되자마자 토트넘의 손흥민 선수가 리그 12호골을 기록했는데 이를 본 많은 사람들은 엄청난 새해 선물을 받음과 동시에 새해에 좋은 기운을 받았다는 기분을 느꼈을 것이다. 나 역시 손흥민의 좋은 에너지를 받아 이 글을 써야겠다는 에너지를 얻었으며 나도 손흥민처럼 2024년 한 해 나만의 멋진 결실을 이뤄야겠다는 긍정적인 생각을 했다. 

    한국 스포츠인 최고의 생산성 토트넘 핫스퍼 손흥민

     

    2024년 생산성 넘치는 한 해가 되길 바라며

    프로 스포츠 선수가 보여주는 퍼포먼스는 일반인에게 즐거움인 것과 동시에 도전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그들의 반만 따라해도 동호인 스포츠에서는 '인싸'가 된다. 설령 그렇게 될 수 없다 하더라도 거기에 도전하는 과정에서 우리의 몸과 정신은 성장한다.  

     

    그리 하여 감히 건방지게도 나는 말하고 싶다. 스포츠를 생산성이 없다고 말하는 사람이야말로 생산성이 없는 사람이라고 말이다. 한 번이라도 스포츠를 통해 감동을 느껴봤거나 운동을 마친 후의 달콤한 샤워의 맛을 아는 사람이라면 내가 하는 말이 무슨 말인지 아시리라 믿으며 이 글을 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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